'광학기구의 수차' 단원에서 기하광학적인 관점에서 여러 종류의 수차에 대해 다루었다. 이 방식은 망원경 등의 광학계를 설계하는 데 큰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천체망원경에서 멀리 있는 별빛이 대기의 불균일이나 요동 등으로 상이 흐려지는 현상을 포함한 보다 포괄적인 수차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이를 위해서 수차를 이상적인 파면에서 벗어난 정도로 나타내고, 이를 파면수차(wavefront aberration)라 한다. 파면수차로 수차를 해석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이고, 아울러 회절의 효과까지 같이 설명할 수 있다. 이렇게 결상 영역에서 수차가 개입된 경우에 대해 총체적으로 다루는 이론체계를 수차회절이론(diffraction theory of aberration)이라 한다.
이상적인 볼록렌즈에 의해 집속되는 파동은 파면이 초점을 중심으로 하는 구면파로 초점면에 에어리 원판의 회절무늬를 맺게 된다. 그러나 수차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파면이 이상적인 구면에서 벗어나게 되며, 초점면의 회절무늬는 원판에서 벗어난 모양이 된다. 따라서 볼록렌즈로 구성된 결상계의 경우 파면수차는 구면에서 벗어난 정도를 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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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면수차를 가진 파면_볼록렌즈에 비추어지는 평면파가 초점으로 모여든다. 실제의 파면을 녹색으로, 이상적인 구면파를 붉은 색으로 나타내고 있어 둘 사이의 차이인 파면수차를 볼 수 있다. 그림은 광축에 대해 대칭으로 렌즈가 구면경계를 하고 있을 때에 존재하는 구면수차를 가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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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를 가진 파면_ 기울어진 볼록렌즈에 비추어지는 평면파가 초점으로 모여든다. 실제의 파면을 녹색으로, 이상적인 구면파를 붉은 색으로 나타내고 있어 둘 사이의 차이인 파면수차를 볼 수 있다.
비록 파면에는 파동의 진폭의 정보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광선과 마찬가지로 파동의 전모를 묘사하는 데 부족함이 있다고 하더라도 파면 전체에 걸쳐서 거의 균일한 진폭을 하고 있는 광학계에서는 광선의 전파 양식으로 이해하는 것 보다는 더 근본적인 설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호이헨스 원리에 의해 파면이 전파되고, 이로부터 광학계가 가지는 회절의 효과를 반영할 수 있기 때문에 수차를 파면수차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접근법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파면수차를 측정하는 일은 파동의 파면을 측정하는 일이므로 기본적으로는 간섭계를 이용해야 한다. 이를 위한 것으로 마하-젠더 간섭계(Mach-Zehnder interferometer)나 다른 형태의 간섭계가 이용된다. 간섭계는 측정하려는 빛을 거울이나 빔분리기(beam splitter)로 분리해서 서로 다른 광경로를 거치게 한 후 다시 만날 때 나타나는 간섭무늬를 관측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간섭계는 보통 매우 정교한 장치로서 측정된 간섭무늬의 형태로부터 파면수차를 다시 복원해 내어야 한다. 또한 작은 렌즈를 배열한 샤크-하트만 센서가 파면수차를 측정하는 장치가 취급하기에 용이해서 점차 널리 쓰이고 있다.
아래 그림은 볼록렌즈에 의해 집속되는 이상적인 파면을 보여 주고 있다. 청색 테두리의 원판은 광학계의 출사동공을 나타내며, 평면파가 입사해서 완전한 구면파로 초점 f에 모여든다. 그림에서 NA는 개구수(numerical aperture)로 초점에서 동공의 중심과 가장자리가 이루는 각의 sin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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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상계의 이상적인 파면_ 출사동공을 벗어나서 초점면에 집속되는 이상적은 파면을 보여준다. 동공의 반경은 100으로 고정되어 있으며, 슬라이더로 초점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수차를 가지고 있는 광학계는 광학계의 출사동공을 통과한 복소광량을 나타내는 동공함수(pupil function)로 표현된다. 동공함수는 광학계의 초점면에 집속되는 이상적인 파면에서 벗어난 차이, 즉 파면수차의 정보 Φ(ρ,θ)와 함께 동공을 떠나는 빛의 진폭 A(ρ,θ)을 다음 처럼 표현한 것이다. P(ρ,θ)=A(ρ,θ)eiΦ(ρ,θ) 여기서 (ρ,θ)는 다음 그림과 같이 동공의 위치를 극좌표 형식으로 나타낸 것으로 0≤ρ≤1, 0≤θ≤2π의 범위에서 정의된다. 파면수차 Φ(ρ,θ)는 출사동공을 떠나는 빛의 위상값이 아니고, 이상적인 경우와의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이 유의하자. 따라서 수차가 없는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Φ=0일 것이다. 이때 출사동공을 벗어나는 빛의 광량분포까지 균일하다면 P(ρ,θ)=cons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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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동공과 좌표계_ 원형의 출사동공을 빠져나오는 반경 R의 구면파가 초점에 집속된다. 동공의 좌표는 (ρ,θ)의 극좌표로 나타내어 동공함수를 정의한다.